사뭇 가벼운 발걸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 3판 3승” 의 주제로 열리는 2박 3일 간의 큐티 캠프에 참가 했다. 지난 겨울 방학때 큐티 페스티벌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큐티 캠프는 처음이다. 큐티 페스티벌이 적은 시간에 알차게 일정을 소화해 내는데 놀랐다. 그래서 이번 큐티 캠프에 거는 기대가 많았다.
서산 숲속에 위치한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은 8월의 푸르름 한 가운데 있었다. 먼저 도착한 스텝들이 버스에 탄 우리들을 향해 손을 들어 환영했다. 느낌이 좋았다. 마치 캠프 기간 동안 일어날 일들을 미리 예고 하는 듯 했다.
숙소를 배정받고 강단에서 여는 예배를 만화로 드렸다. 시작부터 색 달랐다. 만화 곳곳에서 우리들 교회 식의 언어가 튀어 나온다. 우선 순위, 내 힘빼기, 자기 열심, 양육과 적용등 낯 익은 언어들이라 폭소를 자아냈다. 패러디가 수준급이다.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접근 했고, 내용도 유익해서 아주 좋았다.
첫날 저녁 집회때 청팀 홍팀을 갈랐는데, 번쩍 번쩍 치장한 응원단은 우리의 눈과 정신을 앗아 갔고, 함께 부른 찬양은 우리 마음을 뜨겁게 불태웠다. 뜨거운 마음으로 말씀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은 찬양, 말씀 시간에는 심드렁했다.
담력기르기 시간에는 완전 어두컴컴한 숲을 체험했다. 어두운 밤, 숲 자체가 배경인데, 한꺼번에 열 명 단위로 이동했다. 스텝들이 나무 뒤 중간 중간에서 자극을 주고 이상한 소리를 내었는데 놀라기는커녕, 아이들이 스텝들을 놀렸다.
천사들이 대접하는 맛난 간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지금부터 시간이 아까운 모양이다. 묵 찌 빠 놀이, 배개 싸움, 휴대폰 게임등 공동체를 확인 하는 듯 아이들이 똘똘 뭉쳤다. 내일 프로그램이 꽉 차 있으니 너무 늦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내 마음은 어떤 밭일까요? 라는 주제로 간단히 큐티를 했다. 노는 것에는 무한대의 시간을 들이지만 큐티, 나눔, 설교에는 인색한 우리반 아이들이다.
먼저 “말씀의 방”에서 큐티하는 법을 새롭게 배웠다. 6하 원칙을 찾으며, 왜?를 따졌다. 각자 들리는 만큼 찾을 꺼 같았다.
“관계의 방” 에서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묵상하며 하나님의 형상은 어떨까?를 생각했다. 하나님의 형상을 부모님에게서 찾을 수 있지만 캠프에 같이 온 선생님의 모습에서 찾기로 했다. 그래서 모든 반이 선생님 모습을 모자이크 했다. 확실히 여자반 이 꼼꼼하고 그 특징을 잘 표현 한다고 칭찬 들었다. 우리반 현석이는 혼자 만화 그리듯 싸인 펜으로 그렸고, 다른 애들은 모자이크를 했다. 그래서 나는 2장을 선물로 받았다.
“공동체의 방”에서는 다른 아이들 나눔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오픈을 잘 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우리반 아이들은 솔직한 오픈을 꺼려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영성으로 함께 모든 시험을 이기자는 내용을 잘 인지하는 것 같았다. 결국 다른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점심을 먹고 에어바운스에서 물놀이를 했다. 우리반 아이들은 이 시간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짧았다고 불만이다. 놀이를 통하여 아이들은 자란다고 했는데, 이런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함께 놀아준 스텝들이 고맙고 귀해 보였다. 나에게도 ‘저런 시간이 언제 있었나 ?’
정신없이 놀았으니 간식이 꿀맛이다.
land zone에서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했다. 평소에는 할 수 없는, 혼자서는 불가능한, 이름도 다양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나도 즐거웠다. 카드를 뽑으면서 아이들은 나보다 너를 더 생각 하는 것 같았고, 그만큼 더 공동체를 의식했다. 우리반 아이들은 다 참가해서 수지 맞았다. 안 왔더라면 얼마나 손해였을까?
저녁 집회는 2번 밖에 없었는데 우리 반은 물놀이, 게임 보다 덜 집중했다. 그래도 늘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반성과 회개는 있었다.
집에다 축구 캠프에 참가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왔다는 고백에 참으로 가슴이 먹먹했다. 쉽지 않은 오픈을 해준 선생님도 있었다. 아이들도 안되는 것, 중독에 대해 솔직한 오픈을 했다. 우리 기도는 점점 간절해갔다.
강당에 모이기 전, 우리 조는 조금 일찍 나갔다. 방도 안 치우고.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으려고. 그런데 매점 문이 잠겨 있었다.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우리는 얼음 땡 놀이를 했다. 맑은 날씨에 밝기만 한 아이들이다. 달리고 뛰면서 그저 좋아만 한다.
캠프의 하이라이트는 도전! 천국벨이었다. 강약을 가지고 맛깔스럽게 진행하시는 김용호 간사님 때문에 더 빛났다. MC에 은사가 많으신 간사님은 늘 박수를 몰고 다니셨다. 천국벨에 나오는 퀴즈로 아이들은 주신 말씀을 되짚어 보았다. 안 듣는 것 같아도 아이들 귀는 열려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때가 되면 이 말씀이 엄청난 파워를 발휘할 것이다. 판교의 한 아이가 천국벨을 울려서 모두 기뻐했다. 또 시상식에서 바로 앞반이 2등을 해서 무척 기뻤다. 우리 반과 익숙하니까.
으르렁 으르렁으로 친근하고 코믹한 감정을 주신 박성근 목사님!
아이들 눈 높이로 잔잔하게, 단호하게,
또박또박 쉽게 이해시켜 주시는 조태헌 목사님!
우리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신 두분 부장님!
기발한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엮으신 스텝진 때문에 우리는 덤으로 얻는 것이 많았다.
진정한 기쁨과 안식과 풍성함으로 마음 가득 충만함을 가지고 수련원을 내려왔다. 아주 밝은 얼굴로. 아직 변하지 않은 내 환경, 내 가족, 내 학교 생활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뜻을 정하는 소년부들은 무서운 줄도 모르고,
고난 속에서 예배를 드려 즐겁게 인내 할꺼다.
때가 되어 새날이 오면 새로운 열매를 맺을 것이다.
소년부 교사하기를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