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번 소식지를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보냈었는데 어느새 알곡을 거둬들이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소식을 제 때 보내지 못해 죄송한 마음과 함께 그간 있었던 여러 일들을 나누겠습니다.
국제 이사회
지난 주, 저희 부부는 위클리프 이사회에 참석했었습니다.
두 사람의 아침 예배의 메시지가 여운을 주었습니다.
내년 5월 총회를 끝으로 이사장의 임기를 마치게 되는 영국인 로저 목사님과, 풀러 신학교 교수인 링엔펠터 교수님은 자신의 임기 동안 획기적으로 변해왔던 다양한 선교 현장 속에서의 현황과 함께 자신의 생각도 많은 변화를 경험했듯이 선교 현장에서도 사역의 유연성을 잃지 말고 동시에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신 한 분 하나님의 사역임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내년 5월, 위클리프 총회를 끝으로 선임 사역자 사역을 마치게 되는 정선교사에게도 그 두 분과 함께 여정을 보냈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 교회 모임
정선교사는 9월 초 태국에서의 모임을 마친 후 미국과 캐나다의 다양한 모임에 강의로, 설교로 섬길 수 있었습니다.
위클리프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선교사들과 태국에서 가졌던 모임은 미국의 역사 신학자와 함께 초대교회의 문서를 읽어가며 그들의 복음 이해와 삶이 현대교회와 얼마나 달랐는지 돌아보며 영적 옷깃을 여미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지역 교회의 모임을 해오면서 늘 깨닫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한다기보다 이미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초청에 응하여 그분과 친밀한 교제 가운데 들어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열매'를 추구하며 '열심히 일해야 할텐데...'라는 조바심보다 하나님께서 주도하시는 일에 겸손하고 성실하게 참여하면 된다는 자유와 평안을 얻게 됩니다.
가정의 변화
저희 가정은 해외에 있다 한국으로 들어가면 늘 홀로 계신 친정어머님의 집에 머물렀었고, 해외에서 사역을 했던 몇 년동안은성년이 된 두 자녀들이 오랜동안 어머님과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4년 전 저희 가정이 친정에서 나온 이후 홀로 계시던 어머님이 지난 여름 두 번의 낙상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으신 후 저희 집으로 오셨습니다. 4개월 지나도록 지금까지 병상과 침상 생활을 하시고, 휠체어로 이동하시고 계십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움직이는 것을 즐겨하진 않으셨지만 건강하셨던 어머님이 갑자기 침대에서 일상을 보내야만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제게나 어머님에게도 쉽지 않았지만 어머님 스스로 상황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고, 상태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제 스스로도 갑작스런 변화에 정신이 없었지만 서서히 이 생활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0월에 미수를 맞으신 어머님이 천국의 소망을 잃지 않으시고 기도의 끈을 든든히 부여잡고 남은 생을 이어가시기도록 기도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두 아이들과 하영이 가정은 늘 그렇듯이 열심히 아프리카, 한국, 미국에서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여러 분의 기도에 감사 드립니다.
곧 추수 감사절이고 성탄절이 다가오는 때면 늘 그렇듯이 시간은 가속화가 붙어 정신없이 달려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동역자분들의 삶이 시간에 매이기 보다는 말씀으로 매인 나날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주 안에서 이재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