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네 살 정도 차이가 나는 오빠가 있습니다. 오빠는 1급 장애를 가지고 있고, 저는 어린 시절부터 오빠의 존재를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초등학교 땐, 놀이터나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오빠와 함께 있으면 숨고 싶었고, 이 사실을 알면, 친구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 두려워했습니다. 가족들이나 친한 친구들에게는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마음속에는 늘 ‘오빠의 존재가 알려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중학생 때에는 신앙을 말로만 하고 큐티나 말씀을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빠를 외면하거나 모르는 척하는 모습이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깊이 넣어두고 살아가던 중 작년 친구들의 무심한 말과 행동이 제 안의 불안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그 말들 중에는 학교에서 제 앞에서 계속 놀리다가 나왔던 말이 있습니다. “연극 속 괴롭힘 당하던 친구처럼 자퇴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는 절음발이였고, 그로 인해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 친구처럼’이라는 말은 저를 무시하는 듯했고, 다른 날에는 예고 없이 학원에 찾아와서 사진을 찍더니 그 사진을 허락 없이 사진을 SNS에 올린 일은 제 경계심을 흔들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저는 그 친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답을 찾고자 큐티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뿐이었지만, 말씀과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시간을 통해 내가 왜 그 친구의 행동을 싫어했을까?'라는 질문이 생기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니, 남을 판단하고 숨기려 했던 제 모습이 정말 오만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꾸준히 말씀과 기도, 공동체에 나누다 보니 제 마음속에서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빠를 향하던 시선이 달라졌고, 부끄러움 대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생겼습니다. 오빠를 돌보는 일이 번거로움이 아니라 애정으로 바뀌었고, 책임감과 연민이 자라났습니다. 또한 제 안의 정죄와 자기만족을 직면하면서 겸손을 배우게 되었고, 타인을 향한 비난이 줄어들었던 것 같습니다. 신앙이 습관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힘이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큐티를 꾸준히 하던 중 자기 합리화로 멈추려는 유혹이 찾아왔을 떄, 마침 저번주 주일에 있었던 말씀 중 마가복음 9장 23절과 24절,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곧 그 아이의 아버지가 소리를 질러 이르되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하더라.”는 구절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부끄러움과 두려움 앞에서도 믿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함께하신다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생목자라는 자리에 있어서 "제가 믿음이 없습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죄가 드러나고 회개하는 과정이 회복의 시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제 안에 깊이 자리 잡았던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말씀으로 드러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빠를 향한 시선이 변화되고, 책임감과 연민이 자라난 것은 제 힘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여전히 부족한 제 모습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말씀을 습관처럼 흘려보내지 않고, 매일의 삶 속에서 실제로 붙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지혜와 절제를 주셔서, 제 마음이 분산되지 않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또한, 공동체 안에서 나눔과 기도를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정죄와 자기만족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겸손히 제 자신을 낮추며 타인을 품는 은혜를 더해 주세요. 믿음 없는 저를 도와주시고, 믿음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세요. 고난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고난을 나눌 때 치유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공동체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제 삶이 주님의 은혜와 공동체의 사랑 안에서 자라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