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1학년 허분지 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독실한 기독교 가족에서 자랐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부모님은 시련이 생겨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건을 해석하시기에 갈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범하고 모난 곳 없는, 화목한 가족이 저의 자랑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간증하는 게 어떠냐는 물음 또한 하시며 제가 교회 공동체에 잘 붙들어가게 해주시는 좋은 부모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도 부 터는 저희 가족에게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1월경에는 부모님 두 분이 싸우시다가 아버지가 화를 참지 못하시고 집 물건을 집어 던지시고 어머니를 때리려 할 뻔한 등의 사건이 생겨 가정에는 한동안 얼어붙은 분위기가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그때에도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또 넘어가겠지. 하며 지냈고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예수님은 고난을 주시듯 한 달 전 가정에 큰 사건이 찾아왔습니다.
학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언니에게 문자가 왔었는데, 집이 위험하다, 학원이 끝나면 아랫집인 이모 집으로 와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불안한 예감이 들어 곧바로 버스를 탔고 이모 집에 들어가자, 언니가 저에게 상황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엄마와 말싸움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셨고 심하게 맞은 어머니가 집 밖으로 나가 도망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속 한구석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언니는 완곡하게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고 저 또한 동의 했습니다.
어머니는 평원님과 통화를 마치시고 저를 안아주셨습니다. 저는 평원 지기님과 전화했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바로 경찰을 부르지 않았는지, 병원에 가지 않았는지 마음속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공동체가 의지할 곳이었던 어머니를 속으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세 명은 둘러앉아 경찰을 부를지, 아니면 가족회의를 하여 아버지에게 경고하고 약을 먹을 것을 권할지의 의견을 나누었고 결국 경찰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말하지 못하고 저희 세 명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이모네 집에서 잠에 들었습니다.
하루 뒤, 아버지는 혼란스러운 저에게 전화하셨습니다. 미안하다고, 학원 잘 다녀오라는 말 대신 왜 그때 올라오지 않았냐. 너라도 날 이해해야 하지 않냐는 비난 섞인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길거리에서 한 번 더 무너져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폭력을 사용했던 아버지를 멀리하게 될까 봐 두려웠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금요일에 심방을 오셨던 목사님들과 목장 구성원분들이 아버지에게 약을 드시고 술을 끊으라고 하셨고 아버지 또한 그러하겠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은 과연 약을 먹으면 달라질지. 또 반복되는 일이 일어나면 어떡해야 하지 등의 불신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사건들 모두 저에겐 긴 광야로 느껴졌고 견딜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를 다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편 7절 말씀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광야를 지날 때 앞서가시고 인도하셨다고 합니다. 혼자 걷고 있는 줄 알았던 광야 길을 하나님이 인도 하신다는 걸 깨달은 건, 큐티 책을 펴던 순간이었습니다. 사건이 조금 잠잠해지고 나서야 큐티 책을 폈고 그 말씀이 보이자, 그제야 아버지가 불쌍한 사람이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아버지는 분노 조절 약을 드시고 술도 끊으셨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고, 불신으로 가득 찼었지만, 아버지의 노력이 보이게 되었고 응원하게 됐습니다. 제게 가족 고난이 찾아오고 나서야 화목한 가정이라고, 자랑이라도 으스대던 저를 회개합니다. 간증하게 되면 다시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지 걱정되었지만 제 간증이 같은 고난을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버지가 꾸준히 약을 드시고 혈기에서 벗어나실 수 있게 기도 하겠습니다. 모든 문제를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