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원하은입니다. 저의 고난은 바로 오빠입니다. 오빠와 저는 두 살 터울이 나는 남매인데, 나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어려서부터 치고 박고 싸우는 게 일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에 갈 때 마다 늦장을 부리며 결국엔 저보다 늘 늦게 준비하는 오빠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재수를 하게 된 오빠도 달갑지 않았고, 재수를 하는 중임에도 빈둥빈둥 거리기 바쁜 오빠가 정말 꼴보기 싫었습니다. 돈을 들여 재수 학원을 다니고 있으면서도 공부는 하지도 않고 군대, 군대 노래를 부르는 오빠였습니다. 제게는 그렇게 군대, 군대 노래를 부르며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음에도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게 여간 창피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오빠는 공부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며 재수를 포기했고, 대학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 해군사관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합격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오빠가 합격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제 마음 속에는 ‘재수한다고 해 놓고 1년 동안 놀고, 이제 와 합격까지 해 버리다니’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빠가 정죄되었고, 날로 먹는 것 같아서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문득, 하나님이 하신 일일 텐데 내가 이렇다 저렇다 오빠를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저의 죄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의 고난이 있다면, 바로 수능입니다. 수능을 앞두고 많은 수험생들이 힘들 테지만, 공부를 안 하고 놀아도 괴롭고, 공부를 해도 괴롭습니다. 그래도 안 하던 공부를 하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워낙 나태함이 있던 터라 쉽지 않고, 심란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은혜인 것은 오빠의 부사관 합격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는 하나님의 재료로 쓰일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또, 학교와 집이 멀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것이 제 일상인데, 그 덕분에 아침마다 QT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QT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날의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고, 사건이 생길 때마다 해석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사실 이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간증문을 써 내려가면서 저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었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처음 간증 권유를 받았을 때는 ‘지금 고3이고 수능이 코앞인데 내가 그런 거 할 시간이 어디 있어?’ 라는 생각이 확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에 제게 간증의 기회가 주어진 것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 아니면, 또 이런 시기가 아니면 느끼지 못할 절박함을 하나님이 아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늘 제 삶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이 물들어 가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특별히 올해 마지막 고3 수련회 때 간절히 기도하며 매달렸던 시간도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또 지난달 QT 말씀에 예수님이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시던 때에 옆에 있던 강도 둘, 병사들, 욕하는 사람들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는 심판의 환경에 있을 때에 나보다 더 약한 자를 헐뜯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기도제목이 있다면 바로 거의 모든 수험생들의 공통된 기도제목일 것 같은 수능시험입니다. 늦게서야 공부를 하게 되어 정말 해도 해도 부족함이 있는 상태이지만, 무사히 잘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올해를 감사로 마무리하며, 어느 대학을 가든 제게 주어진 환경에서 믿음 잘 붙들 수 있도록, 하나님의 재료로 쓰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