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최서윤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교육열이 매우 높으시고 비교의식이 많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공부를 잘하셨는데 특히 아버지는 언니가 높은 성적을 받아오길 바라셨습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엄마보고 니가 애들을 잘못키워서 애가 이런 것이라며 싸우셨습니다. 이런 상황은 심각해져 아버지가 칼을 들고 위협하신 적도 있었고 이혼하자는 말도 수시로 하셨습니다. 언니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언니도 상처가 많아 저랑 싸우면 정도가 심해질 때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부모님이 안 계씰 때 싸우면 말려줄 사람이 없어서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언니는 나를 괴롭히는 사람, 내 인생에서 사라져줬으면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을 받은 저는 제가 잘하는 것은 공부이고 그것이 제 정체성인 듯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성적이 급락했을 때 깊은 우울에 빠져 공부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한 달간 공부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도 하기가 너무 싫었고 못하겠다는 마음이 든 적도 있었습니다. 공부를 위해 생활하고 많은 것들을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로 보상받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생활 속에서 9월이 다가오며 이제는 더 놓으면 안 되겠다 싶어 기도를 하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매일이 힘들었지만 공부 양을 늘리면서 처음에는 한 시간 그 담음에는 2시간정도로 늘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겪는 동안 제가 그동안 공부를 못한다고 할 의지가 없다고 무시한 친구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또 제가 공부를 스스로 열심히 해서 잘한다고 생각했던 교만이 하나님이 나에게 달란트를 허락해 주신 것이라고 인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올해 고3이 되며 공부 양이 대폭 늘었습니다. 하지만 성적은 계속 떨어지고 올라갈 기미가 안보이고 마음이 너무 힘들다 보니 언니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아빠, 엄마, 언니는 계속해서 저보고 공부를 더 하라는 말들을 자주하셔서 짜증도 많이 나고 피곤합니다. 하지만 언니는 지금의 제 나이보다 더 어렸을 때 이혼이라는 무게까지 걱정하며 공부했을 것이었다는 게 보이며 조금씩 언니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도 언니가 너무 짜증나서 내 인생에서 사라져줬으면 좋겠지만 막상 내 눈앞에 없어도 내 머릿속엔 아직 있기에 그 감정들을 해결하고 싶다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기도를 진행하시던 전도사님이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해주실 때 그 속에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저는 그냥 제가 피해자이고 언니가 그다지 미안해하는 것 같지도 않아 이 집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생각해보니 저도 언니를 무시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들을 하며 한심하다 라는 생각들도 했었습니다. 아직 과정 중에 있지만 언니가 제 공부를 질책하면서도 챙겨주고 있어서 짜증과 고마운 마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얼마 안남은 지금, 많이 두렵고 떨리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 기도하고 큐티하며 제 성적을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