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로서냐?
작성자명 [안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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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3.25
어제 친정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친정아버지 이야기가 나왔고...
친정아버님이 이제 음식물을 투여받으시게 되었기에 병실을 옮기시긴 했지만, 그다지 썩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이제 중환자실에서 처치할 것이 없기 때문에 준환자실(?)로 옮기셨지만...그곳은 24시간 보호자가 붙어 있어야 하기에 친정 어머님이 간병인을 붙여 두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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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친정어머니와 전활 했을때 목소리가 불편해 들려서 새벽기도(큐티)를 회복하게 되셨는지? 여쭙지 못했기에 언니에게 회복여부를 물으니 모르겠답니다. 그래도 많이 밝아지셨다고...
그렇지만, 말미에....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일어나실 것 같지 않다는 언니의 부언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자기도 아버지가 병실로 옮기게 되셨다기에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기도를 드렸는지 모른다고...그런데....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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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유대인 그리고 빌라도
오늘 이들의 삼각관계를 묵상해 봅니다.
빌라도...!
그는 무던히도 예수님을 살려 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는 은근히 믿어졌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란 것이...
아니...그 정도의 믿음은 아니었지만, <유대인의 왕>이란 것 정도는 믿어졌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란것까지 분명히 믿었다면, 그의 세력권 안에 가이사조차도 포함되어 있다는걸 모를리 없었을텐데...
그는 <가이샤에게 반역함이라는 유대인의 말>에 자신 속의 일말의 두려움(일종의 믿음)조차 걷어 버리곤, 그일을 유대인들끼리 처리할 문제로 문제를 축소시킨 후 얼른 예수님을 유대인에게 넘겨버리고 맙니다.
그의 믿음은 <세상의 권력과 권위 앞에 굴복>하는 믿음입니다.
눈 앞에 펼쳐진 확실한 권력 앞에....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자신의 백성들에게 잡혀 온 이 초라한 그러나 당당한 유대청년을 더이상 보호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유대인...!
오늘 묵상에서 가장 흥미있는 변화를 보여준 인물들 입니다.
그들 입술의 진술들이 시간이 지나면서......빌라도가 자꾸 예수더러 죄없다하며 놓아주려는 모습을 보이자 점점 더 초초해진 나머지 그들은 <자신들 마음 속에 있던 진짜 생각들>을 자신들의 입으로 쏟아내어 놓기 시작합니다.
우리에게 법이 있으니 그 법대로 하면 저가 당연히 죽을 것은 저가 자기를 하나님 아들이라 함이니이다.
바라바를 내어 놓아도...채찍질을 해도...계속 예수의 십자가형만을 원하는 유대인들에게 빌라도가... 예수에게 죄를 찾지 못하겠으니 그럼 너희가 데려가서 십자가에 못박으라 하니....그들이 다급한 나머지 쏟아내어 놓은 말입니다.
그들의 내심이 들통이 났습니다.
그들이 빌라도에게 온 것은 그들에게 처형을 할 권리가 없어서도 아니었고, 십자가 형을 집행할 배짱이 없어서도 아니었습니다. 단지.....그저 단지.....그들의 입에서 피를 흘리는 선고를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저희는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고 유월절 잔치를 먹고자 하여 관정에 들어가지 아니하더라.
율법을 지키기 위해 관정조차 들어가지 않는 그들이 유월절 잔치를 먹어야할 이 때에 손에 피를 묻치는 그런 부정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을 터입니다.
누군가가 <대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라. .....이 말을 누군가가 대신 해 주기를 그들은 끈질기게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그런 야비함은 결국 신성부정으로 나타납니다.
대 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그들이 믿는 것은 세상이고....그들이 원하는 것도 세상의 부귀영화이고 그들이 두려워 하는 것도 눈 앞의 권력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율법을 어겨 받게 되는 세인들의 비난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외적인 거룩에 금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에 대해 주님께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나를 네게 넘겨준 자의 죄는 더 크니라.
예수님....!
너는 어디로서냐? 빌라도의 질문에 묵묵히 계십니다.
그러나 빌라도가 내게 말하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를 놓은 권세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세도 있는 줄을 알지 못하느냐? ..라 질문하자...
위에서 라는 대답을 분명히 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어디로 부터 왔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 분명히 알고 계셨고, 그런 분명한 정체성 위에....확실한 믿음 위에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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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과 또다른 나의 십자가의 일과 남편과 연관된 일...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결국 예비된 하나님의 일이었고, 인류의 구원을 여는 위대한 일이였고, 하나님의 기나긴 구속사가 마침내 완성되어지는 일이었지만...
어쨋든, 유대인들과 빌라도에겐... 오늘날 너무나 절실한 당면한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며칠전...미국에서 뇌쇼크로 15년간 식물인간으로 살아온 어느 여성의 남편이 안락사를 원한다는 뉴스를 듣게 되었을 때......문득 적용되어졌었던 아버지의 일....만약 아버지가 결국 일어나시지 못하고 저렇게 오랜세월동안 누워 계셔야 한다면...?
지난번 전화를 통해 언니가 했던 말.... 도저히 이 선택에 대해 더이상 엄마에게 말할 수가 없어...앞으로 들어가야할 치료비 문제며, 병구완의 문제며...내가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게 거이 없는데 입만 보탤 수도 없고.....엄마의 선택을 그저 따르는 수 밖에 도리가 없구나.
이렇게 계속 고통당한다면...어쩌면 어머니도 형제들도 모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윤리적인 비난을 받지 않는 선에서 누군가의 입에서 먼저 어버지를 그만 편안히 보내드리자!라는 말이 나와주길 기다리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멀리 있어 구체적인 고통을 분담을 대신하지 않으니.....입바른 말로 <생명의 존중함>을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지요.)
어쨋든 어제 언니를 통해 아버지의 소식을 들으며....언니에게 확고한 목소리로 아니야, 이 일은 모두 하나님께로 나온 일이고 분명 하나님께서 이 일을 책임지실꺼야. 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래요.....알았어요. 기도할께요 로 대답을 마무리한 제 모습속에 들어 있는 <풀려진 빌라도>의 모습을 언듯 봅니다.
현실의 가이사앞에....눈앞의 권력 앞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만약 15년동안 아버지가 병석에 식물인간인 체로 누워계신다면?을 생각하며.....고통당하는 어머니앞에 감히 <믿음의 이야기>를 입으로 권면치 못하는 저의 모습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기도의 줄을 댕깁니다.
분명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하나님의 선택이며 역사이셨다 해도...
유대인과 빌라도의 선택에 의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넘기워지셨던 것처럼...
깨어있지 않으면..
나의 선택이 언제든 유대인의 것이 될 수 있고, 빌라도의 것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의 모든 선택이.....모든 기도와 입술의 말이....위의 것에 있기를...
내 자신이 지금....채찍질 당한 채로 당장 십자가에 넘기워질 상황에 처해 있다할지라도...믿음을....
지금의 이 상황이 위로 부터 왔고, 만약 위에서 나를 해할 권세를 주지 않으셨다면 결코 나를 해할 수 없다는 것을 굳건히 믿을 수 있는 그 <믿음>을 굳세게 붙잡을 수 있기를...
함께 하시는 주님의 음성만을 듣고 따라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주여! 함께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