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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한 사랑]
이성훈 목사
신10:12~16
여러분, 모든 것을 내어놓으라는 무서운 요구를 가장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결혼식장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사랑하겠습니까?” 그런데 이 무서운 요구에 망설임 없이 행복한 얼굴로 “네!”라고 대답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마음과 뜻을 다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하나님은 우리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요구하실까요? 오늘 말씀을 통해서 마음을 다한 사랑에 대해 세 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우리의 행복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마음과 뜻을 다하여” 섬기라고 요구하십니다. 그런데 원문을 보면 ‘이스라엘아’ 앞에 ‘이제’가 있습니다. 금송아지를 만들고 언약의 돌판을 깨뜨린 백성을 멸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돌판을 다시 만들어 주시고 일으키신 후에 주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순종해서 하나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살려 주셨기 때문에 이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것입니다.
본문의 ‘경외하고, 행하고, 사랑하고, 섬기고, 지키라’는 명령은 각각의 숙제가 아니라 모두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일부가 아니라 온 마음이며, 그 이유는 “네 행복을 위하여”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순서가 뒤집히는 것입니다. 돈과 자녀, 안전과 성공처럼 좋은 것이라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고 거기에 마음을 의지하면 그것이 우상이 됩니다. 하나님 아닌 것에 온 마음을 걸면 그것이 흔들릴 때 우리도 함께 무너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온 마음을 요구하시는 것은 우리의 뒤틀린 사랑의 질서를 바로 세워서 가장 좋으신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거룩과 행복은 반대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입니다. 행복을 가장 높은 자리에 두면 우상이 되지만,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는 거룩의 길을 걸으면 그것이 참된 행복이 됩니다. 행복은 내 형편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놓치지 않아 중심이 평안한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기쁨입니다.
하늘과 모든 하늘의 하늘, 곧 온 우주가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은 부족함이 없으시기에 우리에게서 무엇을 받아내야 채워지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 하나님께서 “오직” 하나님의 백성, 바로 우리를 기뻐하시고 사랑하신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기뻐하다’는 단순히 기분이 좋다는 뜻이 아니라, 같이 연결되고 붙어 있기를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유는 우리의 수효가 많아서도, 의로워서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이유를 우리 안에서 찾기 시작하면 그 결론은 교만과 절망입니다. 내가 잘해서 사랑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랑할 것도 없고, 부족하다고 그 사랑에서 탈락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절망할 이유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며 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조상의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만 마음을 다하라고 요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먼저 하나님이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마음을 두셨습니다.
셋째, 언약의 성취입니다.
하나님은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이미 우리를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며 택하셨기에 이제 마음까지 하나님께 속하라는 말씀입니다. 할례는 언약 백성의 표시입니다. 몸에 행하던 할례를 마음에 하라고 하십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직분이나 신앙 경력이 마음의 순종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마음의 할례는 하나님의 말씀을 밀어내고 맞서는 우리의 완악함을 잘라내는 것입니다.
반면 ‘목이 곧다’는 것은 고개를 못 숙이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숙이지 않는 것입니다. 말씀과 내 계산이 부딪힐 때, 배우자나 공동체의 말이 듣기 싫고, 말씀보다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목이 곧아집니다. 우리 힘으로는 이 굳은 마음을 잘라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신명기 30장 6절에서 친히 마음에 할례를 베푸셔서 마음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언약의 성취입니다. 우리가 할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셔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굳은 마음을 하나님께 내어놓고 말씀의 수술대에 누워야 합니다. 하나님은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과 부딪힘을 통해 우리의 굳은 마음을 드러내시고 치료하십니다. 마음의 할례는 내 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은 다시 사람을 향해서 나가야 합니다.
공동체 고백입니다.
한 목자님은 자신의 의가 너무 강해서 함께 사는 아내가 힘들었겠다는 것을 깨닫고,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회개하고 적용까지 했는데도 오히려 기운이 빠지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돌이켜 보니 자신이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에너지 삼아 ‘자기 자신’을 우상으로 섬겨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이 부분을 나누던 중 “당신은 자신을 너무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는데, 머리로는 맞는 말임을 알면서도 또 화가 났습니다. 마침 다음 날 주일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분명히 깨닫고 회개도 했는데 옛사람의 습관이 질기게 내 안에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이 제 상급이 되시고 제 기쁨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큐티하며 가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에 초원님은 세상 열심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또 다른 우상으로 채우지 말고 말씀으로 채우라고 권면했습니다.
회개했다고 옛사람의 습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씩 조금씩 변해갈 뿐입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상급과 기쁨이 되어 주시기를 구하며 가장 좋으신 하나님을 가장 사랑할 때, 우리가 행복을 맡겼던 것들이 무너져도 함께 무너지지 않을 줄 믿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의 온 마음을 요구하시는 이유는 우리의 행복과 하나님의 기쁨, 그리고 언약의 성취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마음을 다해 우리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이 마침내 우리의 마음도 다하게 하십니다. 그 사랑 앞에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드리며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