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2부 미디어팀 스탭 김예슬입니다.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아빠의 경제적 실패로 인한 빚을 감당하느라 엄마는 밤낮없이 포장마차에서 일하셨습니다. 저도 인간 관계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초등학교 시절 내내 못생기고 약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습니다. “쟤는 세상에서 쓸모 없어”라는 또래들의 말은 저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 친구분의 전도로 우리들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저의 수치를 나누며 함께 울어주시는 공동체를 처음 경험하고 이제는 예수 믿으니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1년 후 엄마는 저랑 쌍둥이 언니를 데리고 경찰을 불러 아빠를 피해 이혼을 했습니다. 중학생 때는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어 자해를 일삼으며 집과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방황하는 저를 위해 헤어진 아빠를 찾아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공동체의 권면에 순종하여 재결합하셨습니다.
그러나 가정이 하나가 되었음에도 자기 연민에 빠진 저는 부모님도 하나님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살아내자는 목장의 권면보단 인본적인 위로만 바랐던 저는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일주일치 정신과 약을 먹었고 실려 간 응급실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예슬아, 나는 너를 끝까지 놓지 않고 있단다. 앞으로 너를 통해 할 나의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성령의 위로에, 피해의식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죄를 눈물로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이후 목회자를 꿈꾸며 신학과에 진학하고 미디어팀으로 부르심을 받았지만, 저는 또 다시 섬김을 감사보다 일로 여기며 생색을 냈습니다. 그러다 스탭으로 섬기던 큐페에서 제 약함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저는 "하나님, 저는 제 약함을 아직 해석받지 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라고 통곡하며 제 생각과 고집을 내려놓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주님은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저의 야망을 멈추게 하시려, 저의 죄와 연약함을 직면하게 하셨습니다. 장애가 없었다면 교만과 비교 속에서 절대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을 인생임을 깨달으니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 드릴 것만 있고 사람들에게 줄 것만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서원했는데, 지금은 여러 부르심을 통해 세상에서 맛을 내는 소금으로 쓰임받도록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저는 얼마 전, 갑자기 들리던 귀마저 들리지 않아 간 병원 정밀 검사에서 희귀병인 ‘청신경 저형성증’을 진단받았습니다. 현재 우측은 완전 소실 판정을 받고 좌측은 60%만 들리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고난을 통해 거룩해진다는 말씀처럼, 주님이 저의 거룩을 위해 허락하신 시간을 지체들에게 기도받으며 묵묵히 통과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나님께서 허락한 시간까지 맡은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주차장 성도인 아빠가 공동체로 돌아와 진정한 화목을 누리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기 저처럼 소망이 보이지 않아 죽음을 생각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를 찌르며 절망하지 말고 이 공동체에서 피투성이라도 꼭 살아내주길 부탁드리고 주님이 내미는 손을 잡고 살아나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 믿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같은 부서를 섬기며 고난을 함께 통과해준 쌍둥이 언니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가장 힘들었던 중등부 시절 ‘죽고 싶다’라는 말들을 쏟아내던 저를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해주신 중등부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를 포기치 않으시고 존귀하게 빚어가시는 하나님 사랑하고 찬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