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이기연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의 권유로 이모, 사촌동생들, 그리고 동생과 같이 필리핀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엄마가 공무원이셨고, 아빠는 사업을, 이모부는 건설업계에서 일을 하시면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시고 필리핀으로 오시면서 하나 둘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돈이 나갈 일들이 점차 늘어가기 시작했고 엄마가 다니시던 직장의 비리가 터지면서 엄마가 한국을 여러 번 왕복하셔서, 돈을 쓸 일이 점차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2011년에 아빠를 혼자 둘 수 없다고 하시면서 엄마 혼자 한국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아빠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고, 학교에 낼 등록금이 없어서 필리핀에서 아예 들어올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공부를 마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저희 가족에게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그 전부터 골프광이셨던 아빠가 골프만 치러 다니시면서 일을 잘 안 하신다는 것을 알았고, 작년에는 자전거에 빠져서 매일매일 일도 안하고 자전거만 타러 다니셨습니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가 자주 의견충돌을 했고, 결국 아빠가 집을 나가셨습니다. 제가 작년 12월에 들어왔을 때는, 집은 연고도 없는 부천에 있었고, 당장 학교도 갈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랑 제 동생은 집에서 놀게 됐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일을 하시면서 알게 된 집사님을 통해 우리들교회에 나오게 됐고, 아빠가 가끔 집에 찾아오셨습니다. 아빠가 처음 집에 오셨을 때 사업할 때 쓸 돈을 구한다고 토토를 시작하셨고 처음엔 합법적인 것만 하셨지만 나중에는 불법도박사이트를 자주 쓰셨습니다. 결국 엄마가 다니던 회사의 공금까지 횡령하시고 엄마가 돈을 달라고 계속 말하시자 다시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직장에서 잘리고, 한동안 셋이서 부업도 해보고 엄마는 밤에 식당에 나가서 일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제 고난은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공부를 못하고 있는 제 동생과 저입니다. 그나마 저는 엄마가 아는 분이 대안학교를 세우셔서 거기서 공부를 하면서 거기 있는 애들의 영어를 도와주면서 무상으로 공부를 하면서 요리를 배우게 됐고, 지금은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동생은 지금 집에서 혼자 있으면서 책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고 원하는 대학교도 있습니다. 제 죄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입니다. 항상 저만 생각하면서 하기 싫은 것은 회피하고, 나한테 좋은 일만 찾아서 하고 싶어 합니다. 예전부터 이기적이라고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들이 조금씩 풀려서 매일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고, 일하면서 예배를 못 드리는 게 너무 아쉽고 힘들지만 큐티도 매일 하게 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긍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VIP 캠프도 다녀오고, 얼마 전에는 졸업여행도 다녀와서 몸이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고, 밥도 잘 나와서 잘 먹고 삽니다. 수련회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수련회 날 학교가 방학이 끝나서 갈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일을 마치고 원하는 공부를 하고 저희 가족이 좀 더 나은 곳에서 살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저를 우리들 교회로 나오게 해주신 하나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