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백은지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지금껏 다른 교회에 다니다가 작년 여름수련회를 계기로 우리들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화가 많으신 아빠 옆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화내는 사람을 보면 겁이 납니다. 꼭 저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를 내는 사람을 보면 먼저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번 새 학기에 남녀 합반이 되면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물리 수업시간이었는데, 4인 1조로 팀을 만들어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제발 여자 한 명, 남자 셋만 아니기를 바랐는데 결과는 참담하게도 딱 그렇게 조가 되고 말았습니다. 평소에도 사람에 대해 두려움도 있는데, 한 남학생은 카톡으로 제게 들러붙는 아이였고, 또 한 남학생을 소위 날라리로 불리는 아이였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하나같이 “은지 망했네.” 를 연발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이러실 수 있지? 그렇게 바라고 기도했는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게다가 카톡으로 제게 집착하던 아이와 한 조가 된 것도 너무 속상하고 분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날라리라고 불리던 아이는 제가 자신하고 같은 조가 된 게 싫어서 운다고 생각했는지 제게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책상을 발로 차며 분을 냈습니다. 다른 반으로까지 옮겨 다니며 소란을 일으켰고, 그 아이의 분노함을 보며 저는 너무나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 아이에게 해명을 했지만, 그 아이의 눈빛은 이미 제 말은 안 들리는 것 같이 변해있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두려움 속에 벌벌 떨고만 있었습니다. 이런 두려움 속에서도 저는 하나님보다는 친구들의 위로로 안정시키기 원했습니다. 그 주에 담대함을 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보며 위로를 받긴 했지만 그 때뿐, 시간이 지나면 여전한 두려움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큐티 말씀에 바울이 탄 배가 여러 번의 어려움을 만나자 그 배에 타고 있던 군인들이 두려워하여 거룻배를 몰래 내려 도망가려고 한 행동들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친구들의 위로만을 원하고 두려움의 근원을 직면하지 않은 채 도피하려고만 했음이 깨달아졌습니다. 또한 바울이 “도망가려는 군인들에게 배에 있지 아니하면 구원을 받지 못하리라” 했던 말씀을 접하면서 처음에는 도망을 막으시는 하나님이 인정이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고난을 회피하고 고난의 배에서 내리려 했던 나의 행동과 생각들이 나의 구원을 방해하는 요소임을 알고 도망 가려했던 저의 마음을 회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고난을 잘 넘길 수 있는 담대함을 구하는 기도가 아닌 고난을 피하게 해 달라는 기도만을 한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기적인 기도를 응답하지 않았다고 하나님을 향해 절망했던 제 모습, 또 공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같이 하고 싶어 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즐겁고 기쁠 때는 보이지 않던 제 자신이 광풍 같은 사건이 왔을 때 제가 무엇이 연약한지, 또 어디에 치우쳐 있는지 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음을 봅니다. 저를 향해 분노하던 그 아이를 향해서 내가 피해자라고 느꼈지만 상처 많은 아이가 저의 이기심 때문에 수고해 주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피해자가 아니라 그 아이가 피해자였고 제가 가해자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아이를 두려워하고 미워했던 저의 마음들을 이제는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친구가 저 때문에 수고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저의 이런 이기심을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