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엄지원입니다. 저희 가족은 아버지의 직업군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습니다. 오빠의 심한 사춘기의 시절에는 엄마는 아빠의 부재 속에서 아프신 할머니의 병수발과 오빠의 반항을 홀로 견디셔야 했습니다. 의지 할 곳 없던 엄마는 저 하나를 은신처로 삼으시며 하루하루 버티셨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엄마에 대한 집착과 착하고 성실한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는 착한이 콤플렉스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엄마를 만족을 시켜주는 딸이 되기 위해서 시험 때에는 결과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되었고 그런 불안은 제 습관이 되어 학벌과 인정중독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성적과 인정이 저의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었고 하나님은 저의 피상적인 절대체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4월, 하나님은 제게 우울증이라는 고난을 주셨습니다. 학교에서 앉아 있기만 해도 울음이 터졌고 수없이 자살과 자해의 충동을 느꼈습니다. 결국 저는 고등학교 생활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3 중간고사를 치르지도 못한 채 학교에 두 달 넘게 가지 않고 집에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자는데 보냈고,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갈 때엔 학교 앞을 지나는 것은 물론 친구들을 보게 될까 봐 눈치를 봤습니다. 힘들어도 잘 견뎌내는 주변 친구들이 부러웠고, 약해빠져 참지 못했던 제가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빈방에 홀로 누워 있을 때면 죽고 싶었고 결국 머리를 벽에 박거나 손목을 긋는 등 불안과 우울을 해소하기 위해 옳지 않은 방법들을 사용했습니다. 제 인생은 계속해서 뒤쳐지는 느낌을 받았고,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패배자의 인생으로 남을 것 같단 생각뿐이었습니다. 긴 시간 결석하고 오랜만에 갔을 때에 몰려왔던 관심과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매순간 제겐 전쟁과 같았습니다. 그런 제가 학교에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큐티였습니다. 정말 가슴이 답답해지고 우울해지는 그 시간동안 전 김양재 목사님 말씀대로 살기위해 큐티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2때 성적이 오르고 주변의 우등생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하여 가장 행복했다고 느꼈을 때, 단 한 번도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적이 없었던 저의 모습이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내가 열심히 했기에 나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노력의 결과라고만 생각했던 오만한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주일마다 만났다고 생각한 하나님은 제 삶에서 결코 우선순위가 아니셨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교회 예배시간에 은혜 받는 것으로만 끝나고 삶의 적용은 없었기에 하나님이 제게 주시는 사건을 결코 해석하거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끝없이 세상적 노력으로 나의 부족함을 채우려 했고 저의 연약함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기위한 큐티를 시작하고 난 후로부터는 제 삶이 해석되었고, 저의 교만을 하나 둘씩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 가운데 일 욕심이 많으셨던 엄마에게 오랫동안 해온 일을 줄이시고 평생 내지 않으셨던 십일조를 내게 하셨고, 가족 중 처음으로 일대일 양육을 받으시는 기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옛날 같았다면 온갖 세상적 방법을 동원해 고치려고 노력했을 엄마지만, 양육을 받으시고 난 뒤에는 저의 사건을 온전히 하나님과 공동체에 맡기고 말씀대로 적용하려 노력하셨습니다. 아빠도 토요일마다 군인 장병들과 함께 큐티 모임을 가지며 저의 사건을 약재료 삼아 말씀을 전하게 되셨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통해 예배와 목장에 올인하시게 된 은혜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해석되지 않는 사건들 앞에서 무너지고 끝없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의심하는 연약한 저입니다. 고3인데 왜 굳이 지금 저에게 지금까지의 노력을 모두 무너뜨리는 사건을 주신 하나님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있는 힘껏 일어서려고 노력하는데 자꾸 저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넘어지게 하는 가룟 유다와 같은 오빠의 말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너무 너무 밉고 증오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무너지고 싶을 때 하나님 이름을 부르짖고, 말씀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며 기도하는 자녀가 되길 원합니다. 늘 절 사랑하시는 주님, 저의 인도자 주님이 완벽한 세팅가운데 견고히 단련시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소중한 가족과 공동체와 함께하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사건들 가운데 저의 죄는 이렇게 아빠한테 무서워서 말하지 못해 답답한 것을 엄마한테 푸는 것입니다. 하지만 믿기 전과는 달리 이런 죄와 고난들을 교회에서 오픈하고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조언도 듣고 같이 나눔 하면서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부족하긴 하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 목장과 선생님들이 있어서 정말 힘이 됩니다. 아빠의 가정이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제가 이 사건을 앞으로 잘 해석해나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를 우리들 공동체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