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 고등부 찬양팀에서 드럼으로 섬기고 있는 89또래 이은미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 어머니는 친아버지와 이혼하셨습니다. 그 후 두 번의 재혼이 더 있었지만 첫 번째 새아버지는 폭력적인 모습으로, 두 번째 새아버지는 의처증이 심한 모습으로 상처만 주고 떠났습니다. 12살 때부터 엄마는 혼자 언니와 저를 키우셨는데, 경제사정이 안 좋은 외갓집에 객식구로 얹혀살며 눈치 받는 것이 힘들었고, 버려질 것이 두려워 착한 딸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엄마가 없는 시간 동안 외갓집 식구들과의 다툼과 누명, 폭력을 겪으며 말하지 못한 분노가 쌓여갔고, 떼쓰는 말을 삼키는 대신 그 분노와 불안감을, 제 몸에 상처를 내며 풀었습니다. 스무 살 때는 술을 도피처 삼아 의지하며 분별없는 말과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항상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에게 늘 예민하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상처만 주는 나쁜 딸인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삶에 대한 허무감과 내 자신에 대한 혐오감으로 스물한 살 때는 큰 우울감이 찾아와 손목을 그어 흉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무기력과 자기혐오에 눌려 죽을 뻔했던 시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친구를 따라 우리들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늘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겼던 상처를 목장에서 오픈하고 말씀을 깨닫게 되면서, 지난날의 학대받던 사건들이, 나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나를 하나님의 일에 쓰시기 합당한 사람으로 다듬어 가시는, 꼭 필요한 연단의 과정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기 전엔, 나약한 사람들이나 신을 의지하는 거라는 교만한 가치관과, 뭐든 내 힘으로 해내려는 완악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나의 연약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삶의 우선순위가 확실해 지니, 주말 휴일 상관없이 일 하는 방송 바닥에서 4년 동안 일 하면서도 매번 주일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또한 술과 세상 모임의 허무함을 알게 되어 모두 끊어낼 수 있게 하셔서, 전에와 이제가 다른 삶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밤새는 일이 잦은 근무에 힘이 들 때면 육체적으로 편하고 싶은 욕심에 계속 다른 직업을 탐색하며 도망갈 궁리를 하며 불평불만을 하는 저입니다. 그러나 모세에게도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광야훈련이 꼭 필요했던 것처럼, 저도 이 시간을 통해 죽어도 내려놓지 못하던 ‘내 시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며 오늘 하루 정확하게 내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불러주시는 자리는, 내가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내가 변화하길 바라시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작년부터 고등부 찬양팀으로 불러주셔서 여전히 실수하는 것과 내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제 모습을 직면하게 하셨습니다. 또한 찬양팀을 섬기기 시작하면서, 합주하는 시간보다 술 먹는 시간이 더 많았던 세상 친구들과의 밴드모임에서도 출애굽 하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말씀 보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낼 수 있기를, 부족하지만 약재료 되는 인생이 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