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윤산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고 중학교 1학년 때 아빠의 외도사건으로 엄마를 따라 우리들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혈기 많은 아버지에 눌려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엄마에게 분별없는 욕설과 폭력을 행하셨고 그런 모습들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우울증이 생겨 하교 후 매일 울면서 직장에 계시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 말 없이 계속 울었습니다. 엄마는 왜 우는지 계속 물으셨지만 저 또한 제 감정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했고 그래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불안함만 계속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는 감정표현을 하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집에서 억눌렸던 감정을 학교에서 분별없이 표출해서 일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회에 오니 이전에 말하지 못하고 숨겨왔던 힘든 가정을 오픈할 곳이 생기니 좋았습니다. 또 큐티를 정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큐티가 익숙하지 않고 말씀을 보아도 느껴지는 것이 없어 잘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방에 들어가 눈물을 흘리시면서 큐티책을 들고 말씀보고 기도하시는 모습을 매일 볼 뿐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한 일은 가끔 엄마의 큐티하라는 말씀에 잠깐 펴서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저의 아주 작은 순종을 통해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잠깐씩 말씀을 쳐다보는 순종을 하다 보니 아빠가 술을 드시고 집에 들어와 엄마와 싸우실 때면 불안하고 힘든 마음에 큐티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저를 위로해주셨습니다. 평소에는 말씀을 보아도 남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그 때 보는 말씀은 한 구절 한 구절이 다 저의 상황에 맞게 하나님이 말씀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감격스러운 마음이 들어 눈물이 났습니다. 이후 저는 제게 일어나는 힘든 사건들을 해석하기 위해 매일 큐티를 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제 노력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님 때문에 불안하거나 공부가 잘 안 돼서 불안할 때 항상 야동을 봤습니다. 불안정한 가정과 학업에 있어서 제가 성취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기에 음란으로 억눌려 있던 욕구를 해소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음란을 동시에 섬길 수는 없었습니다. 음란이 죄라는 걸 알았고 매일 회개하면서도 끊어내질 못했습니다. 변화하지 않는 내 모습에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엄마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것 같고 힘들게 제자리를 빙빙 도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하나님이 우리를 나선형으로 된 오르막길로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엄마의 말씀은 제게 위로가 되었고 이후 여전히 음란에 넘어지면서도 말씀 보면서 교회에 붙어있었습니다.
고3인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하나님이 저와 우리 가정을 변화시켜 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실 줄 알았습니다. 3년이 넘도록 외도를 한 아빠는 이혼을 요구했고 엄마는 우리들교회와 목장 3개월 출석을 조건으로 이혼을 허락했습니다. 하나님은 아빠의 건강을 치셨고 사업을 망하게 하시면서 약속했던 3개월 안에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집에 들어오신 후로 더 큰 불화가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 엄마는 부목자로 아빠는 사랑부 교사로 섬기고 계십니다. 저는 힘들 때 울면서 기도한 것 밖에 한 일이 없는데 하나님께서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가정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불안한 환경이었고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아빠의 외도 사건이 우리 가정에 있어야만 했던 일이라는 것이 조금은 인정이 됩니다. 저도 지금은 감정표현을 잘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입시가 고난입니다. 이번 주에는 국어 모의고사를 혼자 풀 때 점수가 안 나왔습니다. 수능이 90여일 남은 이 시점에서 이런 점수가 나오는 상황이 너무 화가 나고 힘들어서 야자를 째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잊으려 했고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괜히 욕을 하며 화를 풀었습니다. 괜히 큐티도 안 하고 보고 싶지도 않은 야동을 봤습니다. 저는 대학에 대해 욕심이 없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대로 가겠다며 저를 의롭게 여겼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제가 얼마나 대학에 목 매인 사람인지, 세상 인정을 바라는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따라 사소한 일에 화가 치밀어 오르곤 하는데 이런 제가 너무 찌질하고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저를 하나님이 끝까지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옆에서 항상 말씀으로 양육해주시는 엄마,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시는 아빠, 그리고 삶의 모습으로 제게 본을 보여주시는 현우 쌤 감사합니다. 힘들더라도 얼마 남지 않은 청소년의 때에 공동체에 꼭 붙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