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윤산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릴 적부터 금요철야예배와 토요일 성가대연습, 주일새벽 찬양인도까지 하시며 1시간이 넘는 거리의 교회에 헌신적이셨습니다. 그런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하다 보니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 믿어졌고 찬양을 통해 감정적으로나마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런 저의 어릴 적 가장 큰 고난은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가족에게 사랑이 많으신 분이었지만 그만큼 혈기도 많으셨습니다. 자라면서 계속되는 어머니와의 잦은 싸움과 주변사람들과의 다툼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부모님의 불화와 아버지의 혈기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힘든 가정을 직면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에 선택했던 회피방법이었지만, 그것을 어른스러움이라고 여기며 스스로를 성숙함으로 포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교회에서는 믿음 있는 학생으로, 집에서는 바른 아들로 인정받으려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터졌던 아버지의 외도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제 모습은 가정 고난을 묵묵히 이겨내는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어머니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슬퍼하기보다는 아빠가 집을 나가 싸움이 멈춘 것을 좋아했던 이기적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을 숨기는 일이 너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런 제가 유일하게 솔직해졌던 시간은 목장 나눔 시간이었습니다. 말씀보다는 사건을 더 많이 묵상하던 저였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울하고 눌려있었던 제 감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맞게 된 입시고난과 계속되는 가정고난도 공동체 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나눔을 통해 내가 누군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이후 말씀을 제 삶에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중등부 때부터 수련회에 가서 매번 가정회복을 위해 기도했었고 사명을 찾게 해달라고 기도했었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 하나님은 제 기도에 표적을 보여주시며 응답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던 것처럼 현재 저는 회복되어가는 가정을 보고 있고 주일말씀을 통해 아버지가 나의 구원을 위해 수고하는 고멜임을 깨닫게 되어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간호사로서의 사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이러한 표적가운데서, 제가 포도주만 바라보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깊이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힘들기만 했던 환경들이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모두 제 죄를 보게 하시고 공동체에 붙어있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던져지는데, 앞으로 맞게 될 새로운 환경이 두렵습니다. 관계, 학업, 돈, 취업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제게 보여주셨던 그 인도하심을 기억하고 말씀과 공동체 가운데 붙어가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경험하게 될 여러 죄들과 타협하지 않길 원합니다. 술을 마셔야 할 이유가 너무 많아 보이지만 하나님 한 분 때문에 절제하고 말씀에 충성하는 사도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어디에서나 낮아지기를 싫어하고 높임만 받기 원하는 인정중독과 교만의 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과 희생하는 일을 잘하지 못합니다. 이제는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내가 마라임을 인정하며 빛 되신 예수님을 닮아 수확할 것이 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