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이준서입니다.
저는 우리들 교회에 중1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강남에 있는 큰 교회를 다녔지만 딱히 친구들을 보러 나가는 것이어서 별 생각 없이 다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쭉 영혼 없는 신앙생활을 이어가며 형식적인 큐티만 해왔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교 생활이 적응이 안되고 친구들과 트러블이 생겨서 그나마 하나님께 의지해왔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큐티하던 제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고1때까지는 큐티를 하기라도 했지만, 고2때부터는 아예 큐티를 하지 않고, 주일에 가정예배를 드려야 하니까 그날 하루만 큐티를 설렁설렁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매일 매일을 놀며 고3을 맞았고, 3월 모의고사 점수는 저를 공부라는 것을 시작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점점 대학 타이틀이 내 인생의 틀을 잡아버릴 것만 같아 다급함이 몰려왔고 부담감에 휩싸인 채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당연히 맨날 게임만 하던 제가 공부가 잘 될 리가 없었습니다. 현실감 없는 목표를 잡고, 거기에 미치지 못할 것 만 같으면 마음속으로 제 자신에게 짜증냈습니다. 제일 힘든 건 이 모든 고생에 딱히 목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전이 없는 저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만 공부했고, 이는 제게 추진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큐티를 붙들지 않았고, 내 자신이 나약해서 그런 것이라며 제 자신을 탓했습니다. 그러다 7월 모의고사에서 그렇게 노력을 한 수학이 점수가 떨어지는 사건을 겪었습니다. 더 신경쓰이던 것은, 한 친구가 제가 과외를 다니는 것을 알고, 한 달에 돈을 그렇게 퍼붓고서 수학 4등급을 맞는다고 비웃고 놀리게 된 것입니다. 작년에 이런 일이 있으면 그냥 웃어넘길만한 일이었지만, 누구보다 결과에 예민하던 저에겐 공부할 때 자꾸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정말 해도 안 되는 것인가 좌절감이 들고 화가 나서 모의고사 이후 일주일 동안 공부를 놓았습니다. 그렇다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놀아도 그 마음은 전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방학을 맞아 저는 수련회를 갔습니다.
수련회서 다시 하나님을 만나 살아나야지. 라고 생각한 저는 처음으로 한 번도 졸지 않고 설교를 다 듣고, 기도도 정말 열심히 제발 한번만 만나 주시라고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저를 밀기만 하시는 것만 같았고, 저는 결국 하나님을 진심으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전 굉장히 하나님께 삐졌습니다. 볼 장 다 보여드렸는데, 이렇게 힘들다, 저렇게 힘들다, 비전을 주시면 그를 위해 달리겠다고 부르짖었는데, 하나님은 절 안 찾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뒤로 한 달동안 큐티를 하기로 엄마와 약속했는데, 30일 중 딱 3일을 빠져서 결국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인정 중독 고위험군의 저는 또 하나님께 삐졌습니다. 그 뒤로 큐티를 또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찌질하게 살아가는 저입니다. 수련회 때 목사님은 하나님이 이미 찾아오셨는데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참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제 죄패는 교만입니다. 무슨 육체적 자산이나 정신적 자산도 없는 저인데, 별것도 아닌 것에 자존심을 세우고, 콧대를 높이고 싶어집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이불을 마구 차고 싶어지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도 주체가 안 됩니다. 아마도 제가 이 모양이니 하나님이 자꾸 연단의 말들을 친구들의 입으로 통해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못난 입에 매주 피자를 먹여주시는 저희 목장 선생님과 같잖은 푸념들을 잘 들어주는 교회 친구들 너무 감사합니다. 지질한 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어떻게든 잘난 체를 하려는 내 모습을 보게 해 준 우리들 공동체도 참 감사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큐티를 일주일에 두 번으로 그 횟수를 늘려보는 적용을 하겠습니다. 끝으로 말씀 전해주시는 정지훈 목사님 감사하고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