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등부 스탭 은채연입니다.
저는 혈기 많은 아버지와 헌신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세 자매 중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중2 여름방학에 아빠의 혈기로부터 엄마가 동생들과 저를 데리고 도망친 쉼터에서 우리들교회를 알게 되었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교회에 나오며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알코올 중독과 조울증을 앓고있는 아버지가 교회와 목장에 나가면서 무너지기 직전이었던 가정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난이 아버지였던 저는 아빠가 달라지기 시작한 중3부터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문제를 풀 때면 문제를 여러 번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숙제를 다 해가지 못해가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날들은 점차 많아져갔고 그저 눈물만 흘리는 저를 보다 못한 어머니는 병원에 데리고 가셨습니다. 의사선생님과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제가 조용한 ADHD라는 것과, 너무 많은 생각으로 가벼운 행동과 말이 빨리 나오지 않아 다소 불편함이 잦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잘해내고 싶었던 마음과 달리 중학교에 비해 좋은 성적을 받기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업과 친구, 집에서 조차 더더욱 지쳐갔고 점차 학교도 가기 싫었습니다. 비교와 위축되는 나날들 속에서 학교와 학원이 감옥처럼 느껴졌고, 시험기간이 가까워질수록 다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무기력함이라는 우물에 빠진 듯 허우적대는 일상이 늘 반복되었기에 어머니는 그런 저를 수업 중간에라도 학교에 데려다 주시는 헌신을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당시 저희 어머니의 소원이실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 선생님들의 무한한 노력으로 저는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된 저는 입시때의 절실함이 사라지면서 전처럼 주님을 의지하지는 게 힘들고 다시 제 힘으로 살아보려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으로 말씀은 잊고 학교 수업과 과제를 하다 보면, 오래가지 않아 지쳐서 결국에는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울부짖습니다. 작은 일에도 힘들어하는 이런 모습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 너무 싫었는데, 이런 모습도 하나님과 가까이 있게 하는 데 쓰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새로운 만남이 늘어나면서 제 인간관계에 고민도 많아집니다. 저에게 사람들은 VIP 고객 같습니다. 실망시키기 싫어 저보다 그 사람들에게 맞추는 것이 더 편하고, 중요하다 생각하기에 제 의사를 숨깁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든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람들에게 미움 받기 싫어 착하게만 보이려 하는 것이 저의 인간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제 자신을 감당하기 어려워 남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던 제가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31장에서 야곱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레아는 부요한 아버지 라반을 떠나 하나님이 명령하신 약속의 땅에 야곱과 함께 가기로 결심합니다. 라반 밑에서 안정적이고 섬김받을 수 있는 관계에만 있으려하는 제게 레아의 삶을 보여주시며 사랑받지 못할 환경일지라도 하나님이 명령하신 약속의 땅에서 순종해야 함을 알게 하셨습니다. 예측할 수 없이 크고 작은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삶 속에서 주님은 교회 공동체를 허락하셔서 한 주, 한 주를 살아가게 하십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답이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들교회를 만나게 하셨고, 교회 공동체 안에만 있으니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가정을 조금씩 회복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끄심을 경험한 저는 앞으로도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길 원합니다. 저를 위해 너무나 애써주신 고등부 선생님, 지금의 고등부 지체 분들,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