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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어찌]
이성훈 목사
신명기 1:9-18
요즘 많이 쓰는 말 중에 ‘독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박 육아, 독박 간병, 요즘처럼 휴가철에는 독박 운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화투판에서 다른 사람 몫까지 혼자 모두 물어야 하는 벌칙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육아와 간병, 가족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 귀하게 주신 선물에 '독박'이라는 벌칙 용어를 붙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시작한 큐티 본문 신명기는 120살 모세의 마지막 고별 설교입니다. 그 중요한 설교의 첫 장에서 모세가 기억하는 장면은 “나는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도다.” 모세 역시 독박 신세입니다.
오늘 여러분께서는 어떤 짐을 지고 이 자리까지 오셨나요? 모세의 탄식과 같이 우리가 ‘나 홀로 어찌’라는 탄식 속에서 살아갑니다. 오늘, 이 탄식에 대해 하나님께서 무슨 답을 주시는지 함께 듣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짐 같아도 별입니다.
모세가 그때를 회상하며 백성이 ‘짐’이라고 탄식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백성을 하늘의 ‘별’로 비유합니다. 또한, 너무 무거워서 못 지겠다고 하더니 천 배나 더 많게 하시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백성이 이렇게 별과 같이 많아진 게 너무 큰 복이지만 짊어지고 가야 되기 때문에 힘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과 원망이 가득했지만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약속대로 이들을 번성하게 하셨습니다. 백성의 원망이 하나님의 약속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모세는 천 배나 더하시기를 원한다고 했는데, 성경에서 ‘천’은 언약의 숫자입니다. 신명기 7장 9절에 보면 ‘천대까지 그의 언약을 이행하시는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하늘의 별’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여러 차례 약속하신 말씀입니다. 모세는 지금 계산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 앞에서 내 힘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도 공개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고백합니다. 눈앞에 반짝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만, 하나님께서 ‘별’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 말씀 붙들고 이 사람들을 ‘별’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보이는 대로 부르지 않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부르는 것, 말씀하시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우리가 말씀 앞에 서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짐’과 같은 인생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주님께서 우리 죄의 무게 때문에 죽으셨고, 오늘 여기까지 짐 덩어리인 나를 버리지 않고 지고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짓누르는 그 사람도 짐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담긴 ‘별’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고백은 ‘저 사람 좀 치워주세요’가 아니라 ‘주님, 저 사람을 저에게 지게 해주셨는데 제가 도저히 질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둘째, 함께 질 사람을 세우십니다.
홀로 질 수 없다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답은 함께 짐을 질 사람들을 세워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말 잘하고 성품 좋고 능력 있는 사람을 세우는 게 아닙니다.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지혜와 상황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지식이 있는 사람, 무엇보다 ‘이미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모세 혼자 고른 것이 아니라 백성의 동의와 각 지파의 추천을 통해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공동체가 먼저 조직을 세운 게 아니라 모세가 먼저 “나는 혼자 짐을 질 수 없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은 서로 ‘짐’ 지는 것이 먼저이고, 조직이 따라온 것입니다. 우리들 공동체도 말씀으로 열세 가정이 모여서 서로 ‘짐’을 나누어지면서 살아가다 보니 저절로 조직이 세워졌고, 천 배의 부흥을 주셨습니다. 평원지기, 초원지기, 마을지기, 목자, 부목자 등 여러 직분이 있는데, 이 ‘지기’가 ‘짐을 지는 사람’이고, 우리의 짐을 지는 지체들을 통해 인생의 무게에 깔려 무너지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지기’를 세웠습니다.
본질은 함께 짐을 지면서 같이 가야 합니다. 말씀으로 서로의 짐을 질 때 하나님께서 세워 주십니다. 함께 그 ‘짐’을 서로 나누어지면서 천국까지 같이 가는 우리들 공동체 되기를 축복합니다.
셋째, 재판은 하나님께 속합니다.
세워진 지도자들의 가장 무거운 책임은 송사를 듣고 옳고 그름을 판결해 주는 재판장의 역할이었지만, 재판장도 연약한 죄인입니다. 그래서 재판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들어야 함을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듣기 전에 판단하는 것이 전공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재판은 하나님께 속했다’라고 합니다. 재판뿐 아니라 우리가 내리는 모든 판단도 하나님께 있고, 하나님만이 최종 결정권자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말씀 앞에 우리의 생각과 감정, 원함, 의지와 상황을 날마다 말씀 앞에 가져가고 목장과 믿음의 지체에게 물어야 합니다.
성도님의 나눔입니다.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며 살아오셨기에 거절과 비난이 두려워 아내와도 의논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아내 몰래 퇴직금을 미리 받아 투자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일이 드러나 큰 갈등을 겪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태도가 자신의 우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아들과 나누자, 아들은 "경제권을 엄마에게 넘기세요."라고 권면했고, 재정 전문가인 성도님은 순종하여 모든 현금을 아내 통장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중요한 문제를 혼자 결정하지 않고 아내와 공동체에 묻고 의논하겠다고 결단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우리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일만이 아니라 사소한 일도 큐티 말씀과 목장에 묻고 나아가야 합니다.
여러분, “나 홀로 어찌” 탄식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짐 같아도 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함께 질 사람들을 세워주십니다. 그리고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제일 무거운 짐은 죄의 짐입니다. 그러나 그 제일 무거운 죄의 짐을 우리 주님께서 져주신 줄 믿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모든 짐을 ‘별’이라 고백하며 성령의 힘으로 십자가 사명 잘 감당하시길 소원합니다.